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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만에 라면값 인하 움직임…'그때처럼' 빵·과자 등 확산할까

추 부총리 발언에…라면 가격 인하 검토
"과거처럼 타 식품 업계로 번질 수도"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5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라면 물가가 작년 동월 대비 13.1% 상승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9년 2월 이후 14년 3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사진은 5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라면 매대의 모습. 2023.06.05.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주동일 기자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제 밀 시세 하락을 근거로 '서민 대표 식품' 라면 값을 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자, 기업들이 부랴부랴 가격 인하 검토에 나섰다.

이러자 원자재 가격이 내린 다른 식품 업종으로 가격 인하 바람이 번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실제로 13년 전인 2010년 당시, 라면 가격 하락을 시작으로 제빵·제과 등 식품 기업들이 줄줄이 가격을 하향 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식품 업계에선 밀 뿐만 아니라 다른 원재료 부담까지 함께 높아진 만큼 이번엔 실질적인 가격 조정으로 이어지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9일 식품산업통계정보(aT)의 글로벌 식품 원자재 가격에 따르면 밀을 포함해 국제 식품 원료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커피(아라비카) 가격은 1£(파운드)당 185.38센트로 지난해 9월 225.49센트 대비 17.8% 감소했다. 버터는 1£ 당 310.55센트에서 242.56센트로 21.9% 줄었다. 치즈는 1£ 당 1.95달러에서 1.59달러로 18.5% 하락했다.

이 외에도 생돈은 1£ 당 92.64센트에서 86.89센트(6.2%)로, 대두유는 1£ 당 68.32센트에서 53.22센트(22.1%)로 감소했다.

추 부총리는 지난 18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지난해 9~10월 (라면 가격을) 많이 인상했는데 현재 국제 밀 가격이 그때보다 50% 안팎 내렸다"는 이유를 들며 "기업들이 밀 가격이 내린 부분에 맞춰 적정하게 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하나하나 원가를 조사하고 가격을 통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업계도 밀 가격이 내렸으면 소비자 기대에 부응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9월 이후로 밀 가격이 낮아졌으니 밀을 원재료로 사용한 라면 가격도 낮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추 부총리의 발언과 함께 라면 기업들이 제품 가격을 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이 같은 '인하 바람'이 식품 업계 전반으로 퍼질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실제 농림축산식품부 등 당국의 지속적인 가격 인상 자제 요청에 일부 식품에 한해 올 상반기 가격 인상이 철회된 사례도 있었다.

CJ제일제당은 3월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고추장과 조미료 등의 가격을 최대 11%까지 올리려 했지만 이를 취소했다.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는 4월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빙과류 가격을 14~25% 올리려 했지만 고물가 상황을 고려해 이를 보류했다. 풀무원도 지난 3월 예정됐던 생수 인상 계획을 철회했었다.

라면 업계가 제품 가격을 내린 것은 2010년이 마지막이다. 이때 농심은 신라면 가격을 2.7~7.1%, 오뚜기는 6.7% 인하했다. 삼양식품은 주요 제품의 가격을 2.9~6.7% 조정했다.

이명박(MB) 정부 시절 밀가루 가격이 7%가량 인하되면서 당시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식품 업계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하자 라면 업계 뿐 아니라 제빵·제과 등 관련 업체들이 줄줄이 가격을 하향 조정했다.

롯데제과·크라운해태제과·파리바게뜨(SPC그룹)·뚜레쥬르(CJ푸드빌) 등이 가격 인하에 동참한 것이다.

특히 당시 라면 1위 기업인 농심보다 삼양식품·팔도 등 후발주자들이 먼저 인하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매출이 클수록 가격 인하로 안는 부담이 크다보니 업계 선도 기업이 가격 조정까지 더 긴 시간이 걸린 것이다.

하지만 식품 업계에선 '시기상조'라는 반응이 나온다. 밀 가격 인상분이 아직도 반영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원재료 가격이 함께 올라 한순간에 가격을 내리긴 힘들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aT에 따르면 설탕은 같은 기간 1t 당 534.28달러에서 702.5달러로 같은 기간 31.5% 올랐다. 원당 역시 1£ 당 18.19센트에서 25.24센트로 38.8% 증가했다. 커피 역시 로부스터는 1t당 2219.95달러에서 2692.25달러로 21.3% 뛰었다.

닭은 1£ 당 125.05센트에서 140.75센트(12.6%)로, 생우는 1£ 당 144.63센트에서 178.01센트(23.1%)로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식품기업들이 주요 원자재 가격 인상을 근거로 제품 가격을 올려왔지만, 실제로는 다른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금리 등이 줄줄이 올라 가격을 조정한 것"이라며 "여전히 가격 인상 부담이 남아있다 보니 주요 원자재 가격을 따라 제품 가격까지 내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출처: 13년 만에 라면값 인하 움직임…'그때처럼' 빵·과자 등 확산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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